아오모리현(青森県) 서부의 히로사키시(弘前市) 중심에 있는 히로사키성(弘前城)은 도호쿠(東北) 지방을 대표하는 성으로서 에도 시대(江戸時代)에 지어진 천수각(天守閣) 등이 남아 있어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매년 2월에는 성 주변에 200여 개의 크고 작은 등불을 장식하는 ‘히로사키성 등롱 축제(弘前城雪燈籠まつり)’가 열려 겨울밤의 설경을 환하게 물들인다.
 
 
   
 
아쿠타이마쓰리  悪態まつり
 

  이달에는 이바라키현(茨城県) 가사마시(笠間市)에서 열리는 ‘아쿠타이마쓰리(悪態まつり)’에 대해 알아보자.

  ‘일본의 3대 기묘한 마쓰리(日本三大奇祭)’ 중 하나인 아쿠타이마쓰리는 매년 12월 셋째 일요일, 가사마시 아타고산 (愛宕山. 표고 306m)에 있는 아타고 신사에서 열린다.

  아타고산은 옛날에 덴구(天狗. 붉은색 얼굴에 코가 크고 길며 신통력이 있어 하늘을 나는 상상의 요괴)들이 살았던 곳이라고 전해진다. 그래서 아타고 신사 안에는 이곳에 살던 13명의 덴구를 기리는 ‘13덴구의 사당 (十三天狗のほこら)’이 있다. ‘아쿠타이마쓰리’는 이 덴구들에게 욕을 함으로써 몸에 있는 죄와 부정을 씻어내는 마쓰리이다.

  일반적으로 죄나 부정은 신사에 기원함으로써 씻어낼 수 있다고 하는데 이 마쓰리에서는 덴구에게 욕을 함으로써 미처 다 씻겨나가지 않은 죄를 완전히 정화한다고 여긴다. 하지만 왜 덴구가 욕먹는 대상이 되었는지는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

  마쓰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아타고 신사의 신관(神主)과 덴구로 변신한 13명의 우지코(氏子. 같은 씨족신을 모시는 사람들)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열여섯 곳의 사당에 공양물을 바치며 아타고산 기슭에서 정상까지 이어지는 돌계단을 빠르게 오른다. 그사이 참배객들은 덴구를 향해 “멍청아!”, “똑바로 걸어라!”, “빨리 올라가라!” 등 큰소리로 욕을 퍼부으며 그들이 사당에 바치려는 공양물을 빼앗는다.

  덴구 일행은 열여섯 곳의 사당을 모두 돈 뒤 아타고 신사에 도착한다. 그리고 빨간 덴구 가면을 쓰고 신사의 툇마루에 등장해 그곳에 모인 참배객을 향해 떡과 과자 등을 던진다. 이때 마쓰리의 열기와 함께 “이쪽에도 던져라, 멍청이 덴구야!”, “아프다, 이 멍청아!” 등 참배객들의 욕설도 최고조에 달한다. 끝으로 13명의 덴구가 툇마루에 일렬로 늘어서면 관람객들이 일제히 “멍청아!!” 하고 욕설을 퍼부은 뒤 박수를 치며 마쓰리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