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8월 15일(9월 25일)은 민족의 대명 절 추석입니다. 일본에서는 음력 8월 15일을 ‘주고야(十五夜)’라고 하는데 밤과 토란 등의 가을 음식, 억새, 경단을 차려 놓고 보름달을 보는 ‘쓰키미(月見)’라는 풍습이 있습니다. ‘쓰키미’는 달에게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고 이듬해 풍년이 되기를 기원하는 행사였는데 동그란 경단은 달, 억새는 벼 이삭을 상징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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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쿠리몬마쓰리 つくりもんまつり
 

  매년 9월 23~24일, 도야마현(富山県) 다카오카시(高岡市) 후쿠오카초(福岡町)의 시가지에서 열리는 ‘쓰쿠리몬마쓰리(つくりもんまつり)’. ‘몬’은 ‘모노(もの. 물건)’의 구어체로 한자로는 ‘作り物・造り物・創り物’가 됩니다. 다시 말해 채소나 과일, 꽃과 풀 등을 이용해 인형 등을 만들어 오곡 풍요를 감사하는 행사로 소박하지만 더욱 즐겁고 재미있도록 궁리한 작품을 전시하는 특이한 마쓰리입니다.

‘쓰쿠리몬마쓰리’는 원래 오곡 풍요와 토지 수호를 기원하면서 그 지역에서 수확한 채소와 곡물 등을 지장보살에게 바치는 ‘지조마쓰리(地蔵まつり)’가 기원으로 여겨집니다. 그것이 300여 년의 역사를 거쳐 채소와 곡물을 그대로 바치는 게 아니라 그것들을 조합해 장식품처럼 만드는 현재의 형태가 되었습니다.

소박하고 유머러스한 민중 예술

  쓰쿠리몬 작품은 그해 화제가 된 인물이나 풍자 대상, 역사 속 인물,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풍경과 건축물, 지역 풍물 등을 채소나 과일, 곡물, 풀과 나무, 꽃, 건어물 등을 이용해 제작합니다. 작은 것부터 높이 5~6m가 넘는 큰 것까지 사용하는 재료의 특징을 잘 활용해 약 한 달에 걸쳐 완성합니다. 후쿠오카초에 소박하고 유머러스한 민중 예술의 분위기가 감돕니다.

  마쓰리 당일은 후쿠오카초에 있는 집들도 쓰쿠리몬 작품의 전시장이 되기 때문에 작품뿐 아니라 예스러운 삿갓 도매상이 줄지어 있는 거리를 돌아보는 것도 즐겁습니다. 또한 마쓰리 기간에는 지조마쓰리 외에 간도가와(岸渡川) 강에서 등롱을 띄우거나 아악·민요 등의 연주, 엣추(越中) 삿갓 춤 등의 공연도 열립니다.

  다카오카시는 서쪽에는 산간 지역, 북동쪽에는 도야마만, 동쪽에는 선상지가 펼쳐진 자연이 풍요로운 지역입니다. 일본의 ‘바닷가 100선’에 뽑힌 아마하라시(雨晴) 해안에서는 3,000m급의 다테야마 연봉(立山連峰)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