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4월은 벚꽃의 계절. 벚꽃이 피어나는 3월 말~4월 초에는 전국 곳곳에서 축제가 열려 화사한 봄을 만끽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개화 시기가 적게는 3일~5일, 많게는 10일 이상 당겨져 축제나 이벤트 담당자들의 한숨이 끊이지 않았다고 하네요. 독자여러분 중에도 오래전부터 계획했던 여행에 차질이 생긴 분이 있는가 하면 아무 생각 없이 떠난 여행에서 만개한 벚꽃을 보게 된 분도 계실 텐데요. 그것도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요?
 
 
일본어저널 다음카페
 
   
 
사케토리마쓰리 酒とり祭
 

  매년 4월 11일, 도야마현(富山県) 오야베시(小矢部市)에서 열리는 ‘사케토리마쓰리(酒とり祭)’. 시내의 시모고제신메이구(下後亟神明宮)의 봄철 시제에서 열리는 제사로 300년 이상 전부터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 마쓰리의 기원은 분명하지 않지만 대체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라고 합니다.

  350여 년 전, 신메이구의 건물을 짓기 위해 흙을 파냈을 때, 땅속에서 많은 백골이 나왔습니다. 박식한 노인이 술을 뿌리며 기도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 것이라고 했지만 처음에는 불안해하던 마을 사람들도 어느덧 신경 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듬해, 마을은 대흉작이 되었고 마을 사람들은 분명 그 백골이 내린 저주가 틀림없다고 생각해 다 함께 술을 뿌리며 정화했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약 150년 뒤, 마을 사람들은 술이 아깝다, 다 같이 마시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신메이구의 경내에서 성대한 연회를 열고 말았습니다. 이에 신이 노했는지 그 해에는 대흉작과 더불어 마을에 화재가 자주 발생했습니다. 두려워진 마을 사람들은 이듬해부터 전보다 더욱 성대한 ‘사케토리마쓰리’를 열고 오곡 풍작과 가내 안전을 기원하게 되었습니다.

술을 많이 먹인 자, 먹은 자가 행복해진다

  오후 4시 반 무렵부터 몇 가지 제사가 시작되고 그것이 끝나면 사케토리마쓰리가 열립니다. 북소리를 신호로 신메이구 앞에서 몸을 깨끗이 하고 알몸에 하얀 훈도시(ふんどし)만 두른 야쿠오토코(厄男. 그해 액년을 맞은 남성)들이 국자를 손에 들고 일제히 달리기 시작합니다. 목적지는 30m 앞에 있는 신전. 신전으로 달려 올라가면 국자에 신관이 따라주는 오미키(御神酒. 신주)를 앞다퉈 받아 구경꾼에게 마시게 하거나 뿌립니다.

  술을 받으러 가는 횟수가 많은 사람일수록 행복해진다, 또 술을 많이 마신 구경꾼일수록 병이 없이 건강하고 복이 많다고 여겨 야쿠오토코들은 구경꾼에게 술을 먹이고 나머지는 주변에 뿌리며 다시 신전에 술을 받으러 가는 행동을 반복합니다. 경내에는 환성과 활기가 넘치고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