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세쓰분(節分)인 2월 3일에 나가사키현(長崎県) 히라도(平戸) 시내의 사이쿄지(最教寺) 절에서 열리는 ‘아이 울리기 대회’는 어린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기원하는 마쓰리(祭り)입니다. 특별히 나이 제한은 없다고 하는데 주로 1살 전후의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규슈(九州) 전역에서 200~300명이 몰려옵니다.
아이 울리기 대회는 약 400년 전, 사이쿄지 절에서 아기의 울음소리가 히라도번의 번주를 괴롭히던 망령을 쫓아낸 일이 기원이라고 합니다. 주변 어른들은 아이가 우는 모습을 미소 띤 얼굴로 지켜봐 회장에는 따스한 분위기가 감돕니다. 아이의 울음소리가 히라도에 봄을 불러옵니다.
나가사키현 북서쪽에 있는 히라도시는 옛 히라도번 마쓰라(松浦) 가문의 성하 마을인데 에도(江戸) 시대 초기(17세기 초), 일본 최초로 서양과 무역한 항구로 영국과 네덜란드와의 교류가 시작되었습니다. 역사와 낭만이 넘치는 도시입니다.
우는 게 승리!
오전 10시, 경내에 세워진 특설 무대에 보호자에게 안긴 두 명의 아기가 올라가 홍백의 방석에 앉습니다. 머리에는 머리띠를 두르고 짧은 앞치마 차림에 핫피(法被)를 입은 아이가 서로 마주 보면 심판이 “자, 아이 울리기 대회, 우는 게 이기는 거야, 핫케요~이(さぁ、子泣き相撲、泣いたが勝ちよ、はっけよーい)!”하고 말을 겁니다. 바로 우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멍하니 있는 아이도 있습니다. 심판은 아이가 울도록 재촉하거나 주걱으로 볼을 건드려 자극하는 등 굉장히 분주합니다. 먼저 우는 아이가 승자인데 동시에 울거나 아무도 울지 않았을 때는 무승부입니다. 심판 말로는 아이가 울어주지 않을 때가 가장 곤란하다고 하네요.
아이 한 명당 10여 명의 가족과 친척, 많은 구경꾼 등이 찾아와 경내는 매년 굉장히 북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