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노현(長野県) 남부, 덴류가와(天竜川) 강변의 좁고 긴 분지 ‘이나다니(伊那谷)’에 봄소식을 알리는 ‘도키마타하쓰우마 하다카마쓰리(時又初午はだか祭り)’. 매년 3월 첫 오일(初午. 말의 날) 전후의 일요일(올해는 3월 12일)에 이다시(飯田市)의 조세키지(長石時)에서 시작해 덴류가와의 도키마타항(時又港)까지 지역 일대에서 열립니다.
오곡 풍요와 가내 안전, 무병 평안을 기원하며 덴류가와에서 신마(神馬)에게 바칠 물을 긷는 이 알몸 마쓰리는 가마쿠라(鎌倉) 시대 중반 무렵부터 전승된다는 전통 제례 의식입니다.
약 750년 전, 당시의 영주가 전투에서 이긴 것을 감사하고 죽은 병사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조세키지에 목마를 바친 것이 시초로 여겨집니다. 이날이 첫 오일이었던 점과 신마를 바친 점에서 그 이후 첫 오일에 덴류가와에서 신마를 정화했다고 합니다.
가마를 짊어지고 찬물 속으로
마쓰리 당일, 오전 11시부터 조세키지 경내에서 풍작과 액막이, 교통안전을 기원한 뒤 오후 1시 무렵에 하얀 무명천을 배에 감은 젊은이들이 중심이 된 120여 명의 가마꾼이 신마와 달마, 물통, 쌀가마니 등의 모양으로 만든 아홉 대의 가마를 짊어지고 거리를 행진합니다. 2014년부터 참가하기 시작한 여성 가마도 포함한 아홉 대 외에 초등학생들의 아동 가마, 유치원생의 유아 가마도 가세합니다.
2시가 지나 덴류가와의 도키마타항 근처에 도착하면 가마꾼들은 머리부터 강물을 뒤집어써 몸을 깨끗이 한 뒤 가마 위의 물통에 신마에게 바칠 물을 긷습니다. 그리고 이 마쓰리의 명물인 덴류가와에서의 목욕재계가 시작됩니다. 가마꾼들은 “온스이(御水)! 온스이!”라고 힘차게 구호를 외치면서 차례로 살을 에는 듯한 차가운 급류 속에 들어갑니다. 남성들은 가마를 높이 들어 올려 가슴까지 물속에 담급니다. 많은 구경꾼과 용맹한 가마꾼들의 열기에 휩싸여 마쓰리는 절정에 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