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뚜렷한 일본에 서는 가을의 즐거움 중 단풍놀이(紅葉狩り)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교토(京都)에는 수많은 단풍 명소가 있어 일본 국내외의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는데 대표적인 곳으로는 <무엇 이든 일본 BEST3>에서 소개한 아라시야마(嵐山), 도후쿠지(東福寺), 기요미즈데라(清水寺), 에이칸도(永観堂)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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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호마쓰리 稲穂祭
 

  오곡 풍요와 사업 번창 등을 기원하는 ‘이나호마쓰리’는 야마구치현(山口県) 구다마쓰시(下松市)에 있는 하나오카 후쿠토쿠이나리샤(花岡福徳稲荷社)의 축제로 매년 11월 3일에 개최됩니다. 한때 중단한 적도 있었지만 1950년에 부활할 때 마쓰리의 제례 행사 중 하나로 ‘여우의 결혼’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호쇼지의 경내에 있는 후쿠토쿠이나리샤에서는 이 절에 전해 내려온 ‘흰 여우 전설’에서 기인한 흰 여우를 신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흰 여우 전설’은 172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어느 날, 호쇼지(法静寺)의 주지 스님이 법회에서 돌아오는 길에 염주를 잃어버렸습니다. 그날 밤 주지 스님의 꿈속에 흰 여우 부부가 나타나 본인들의 명복을 빌어주면 염주를 찾아내고 절과 지역 주민들을 지켜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주지 스님이 눈을 뜨자 잃어버린 염주는 베개 옆에 있었습니다.

 주지 스님은 꿈에서 들은 장소에 죽어 있던 두 마리의 흰 여우를 절로 옮겨 계명을 지어 준 뒤 묻어주었습니다. 그 뒤 경내에 신사가 지어졌고 흰 여우를 모시게 되었습니다. 이후 사람들은 분실물을 찾거나 흰 여우 부부처럼 금실 좋은 부부가 되기를 기원하기 위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여우의 결혼

 마쓰리 당일 오후 2시. 많은 참배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신체를 모신 가마와 수레, 화동, 무용수 등 총 500명 정도의 행렬에 뒤이어 신부 행렬이 후쿠토쿠이나리샤에서 스오하나오카역(周防花岡駅)까지 천천히 행진합니다. 주인공인 흰 여우 신랑 신부가 사이좋게 나란히 인력거에 앉고 그 뒤로는 역시 여우 가면을 쓰고 가문의 문장이 새겨진 예복을 입은 친족과 시중드는 아기 여우 등이 따라옵니다.

 해 질 녘이 되면 행사를 마치는 뜻으로 하나오카역 앞에서 큰 원을 만들어 춤춘 뒤 후쿠토쿠이나리샤의 무대에서 흰 여우 신랑 신부가 결혼식 예법대로 술잔을 주고받습니다.

 흰 여우 신랑 신부 역을 누가 맡게 되는지는 매년 비밀에 부쳐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신부를 맡은 사람은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