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는 일본 최대의 호수 ‘비와코(琵琶湖)’에서 크루즈를 타 보았습니다. 둘레 241km, 면적 670km2의 크기를 자랑하는 비와코는 시가현(滋賀県) 전체 면적의 1/6을 차지합니다. 또 쌀 산지로 유명한 오우미 분지(近江盆地)의 논밭에 관개용수를 공급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한 해산물도 제공합니다. 더불어 게이한신(京阪神. 교토, 오사카, 고베를 축으로 하는 대도시권) 지역의 든든한 물독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90분간의 크루즈 여행

이전에 비와코 주변을 철도로 여행한 적은 있었지만 크루즈를 탄 것은 이번이 처음. JR도카이도혼센(東海道本線)의 오쓰역(大津駅)에서 내려 걸어서 15분이면 오쓰항에 도착합니다. 시가현의 현청 소재지이자 오쓰항이 위치한 오쓰시는 7세기 후반 도읍으로서도 활약한 적 있는 곳입니다.
비와코 크루즈 여행은 여러 코스가 있지만 오후에 도착한 지라 ‘미시간 90’이라는 90분짜리 코스를 선택했습니다(‘미시간’은 배 이름. 요금 2,780엔). 전체 길이 59m, 폭 12m, 높이 15m, 무게 1,046t의 호화로운 여객선인 ‘미시간’. 비와코에 왜 ‘미시간’이란 배가 있을까 탈 때부터 무척 궁금했습니다. 예비지식이 부족했던 저는 승선 후 바로 선원에게 물어보았는데요. 오쓰시가 미국의 미시간호(湖)로 유명한 미시간주 랜싱시(市)와 자매 도시이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호수로 통하는 두 도시!
‘미시간’은 도중에 두 개의 항에 들르며 비와코 남단을 일주하여 오쓰항으로 되돌아오는 코스로 운행합니다.



비와코는 역시 거대했다!

배에 타 있는 90분간 갑판을 오르내리며 선상에서 경치를 즐겼습니다. 드넓은 비와코의 겨우 일부만을 돌아본 짧은 여행이었지만 첫 경험이었던 만큼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즐거웠습니다. 남쪽에는 약 5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고대의 도읍으로 활약했던 오쓰시의 전경과 교토(京都)와의 경계에 있는 산들, 서쪽에는 천태종(天台宗)의 총 본산인 엔랴쿠지(延暦寺)가 있는 히에이잔(比叡山)과 히라(比良) 산지, 동쪽에는 신칸센(新幹線)과 도카이도혼센 등이 지나는 시가현의 시가지와 오우미의 후지(富士)라 불리는 미카미야마(三上山)의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북쪽으로는 아득하게 펼쳐지는 호수의 수평선.
역시 비와코는 엄청나게 거대하구나! 라고 새삼 느끼며 앞으로 또 다른 크루즈 여행을 해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 오쓰항
JR교토역에서 도카이도혼센(비와코센)으로 오쓰역까지 약 10분(편도 200엔). 역에서 항구까지 걸어서 약 1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