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코데모 도어(どこでもドア. 어디로든 문)’에 이끌려 가나가와현(神奈川県) 가와사키시(川崎市) 교외에 있는 ‘가와사키시 후지코・F・후지오 뮤지엄’을 찾았습니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꿈과 희망을 주는 ‘어디로든 문’이 등장하는 『도라에몽(ドラえもん)』을 비롯해 수많은 걸작을 남긴 만화가 후지코・F・후지오(본명은 후지모토 히로시(藤本弘))와 관련된 미술관입니다.
이 뮤지엄은 후지코 씨의 부인이 ‘후지모토의 작품을 사랑해준 아이들에게 은혜를 갚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이 시초가 되었는데요. 2011년, 원화 등을 통해 후지코 씨의 작품 세계와 메시지를 보다 많은 사람에게 전해주고자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이곳에는 후지코 씨가 생전에 남긴 수많은 유산이 다양한 형태로 전시되어 있는데요. 살짝 높은 언덕 기슭에 자리 잡은 시원스러운 유리 건물. 이 부근은 후지코 씨가 오랫동안 살았던 곳으로 작품 속에서는 노비타(のび太. 진구)와 도라에몽, 그 친구들이 노는 장소로도 등장합니다.

방문객 대부분은 어른
저는 토요일에 이곳을 찾았는데요. 방문객은 역시 주말에 가장 많다고 합니다. 개관 시간인 10시가 가까워지자 버스 등을 타고 온 사람들이 입구 근처에 긴 줄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홍보 담당자에게 “방문객은 역시 아이들이 있는 가족이 많겠죠?”라고 물었더니 “아니요, 어른 방문객이 훨씬 많습니다.”라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2013년 유행어로 “제제제!(じぇじぇじぇ！. 이와테현(岩手県) 사투리로 놀랐을 때 쓰는 감탄사)”할 상황이네요. 그러고 보니 줄을 선 방문객들도 대부분이 어른입니다.
“대부분 어렸을 때 읽었던 후지코 씨 작품에 향수를 느껴 찾아오는 사람들이겠네요?”
“그런 분도 있겠지만 지금도 후지코 선생님의 작품 세계 속에서 살고 있는 분도 많지 않을까요?”
생각해보면 저도 중년에 가까워질 무렵 어린 딸들에게 사다 준 『도라에몽』과 『도깨비 큐타로(オバケのQ太郎)』 등을 열심히 읽었는데요. 지금도 잠자리에서 후지코 씨의 작품을 다시 읽곤 합니다. “그리는 제가 즐겁고 읽어 주는 사람도 즐거운 그런 만화를 그리는 게 저의 이상이에요.”라는 후지코 씨의 말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일까요?

<후지코•F•후지오 뮤지엄>
▶예약제: 관람객이 여유롭게 볼 수 있도록 예약제로만 입장(편의점 로손에서 티켓 구입).
입장 시간 하루 4번（①10：00　②12：00　③14：00　④16：00）
▶개관 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
▶휴관일: 매주 화요일, 연말연시(12월 30일~1월 3일)
▶입장료: 어른•대학생 1,000엔, 중•고등학생 700엔, 어린이(4세 이상) 500엔, 3세 이하는 무료
▶공식 홈페이지: http://fujiko-muse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