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가까이 있었기에
쉬이 들여다 보려 하지 않았던 가족의 마음
햇볕이 따갑던 어느 여름 날, 집 근처 바닷가에 놀러 간 ‘준페이’는 물에 빠진 어린 소년 ‘요시오’를 구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든다. 그로부터 10여 년의 세월이 흐르고, 준페이의 기일을 맞아 동생 ‘료타’와 ‘지나미’가 가족을 데리고 부모님 집을 찾는다. 미술 복원사 일을 하는 료타는 그의 일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의사 출신의 무뚝뚝한 아버지와 함께 있는 것이 서먹하기만 하다. 전남편과 사별하고 아들 ‘아츠시’를 데리고 료타와 재혼한 ‘유카리’는 시댁 식구들과 어울리기 위해 애를 쓴다. 지나미는 부모님의 집을 어떻게 물려받을 수 있을까 궁리 중이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정답게 식사를 하고 담소도 나누지만, 이렇게 가족들은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그날 오후 요시오가 찾아온다. 준페이가 죽은 이후 매년 기일마다 찾아오고 있는 요시오가 안쓰러웠던 료타는 엄마에게 요시오를 그만 부르자고 말하고, 10년 넘게 숨겨온 엄마의 차가운 진심이 밝혀지는데…….
About Movie
[걸어도 걸어도]는 [환상의 빛] [원더플 라이프] [아무도 모른다] 등 매 작품마다 현대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특유의 차분한 시선과 아름다운 영상으로 담아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2008년 작품이다. 가족간의 소통의 부재를 담담하게 그려낸 이 영화는 감독이 자신의 어머니를 여읜 후, 그리움과 후회로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걸어도 걸어도]는 2008년 토론토 영화제를 시작으로 산 세바스티안 영화제, 바르샤바 영화제, 런던 영화제 등 전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을 받았고, 아르헨티나의 마르 델 플라타 영화제에서는 최고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일본 내의 주요 영화제에서도 감독상, 여우 조연상, 남우 주연상 등을 다수 수상했다. 극중 어머니 역은 기키 기린이 맡았는데, 언제나 온화한 얼굴이지만 차가운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서늘함도 가진 평범한 듯 독특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 작년 일본의 각종 영화제에서 여우 조연상을 다섯 개나 차지했다. |
